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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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2021-11-02 조회378회 댓글0건

[소리정음]
지구를 위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실천 [지구를 위한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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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리] 2021 다섯 번째 소리 10+11호(통권258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지난 여름, 중부지방은 무더웠고 남부지방에는 큰비가 잦았습니다. 단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 기후 문제를 이제 피부로 느낍니다. 인류의 편리함을 위해 개발해온 물질들이 오염물질과 탄소를 배출하면서 지구의 환경오염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여기에 기후도 영향을 받지요. 연중 해빙 상태 인 북극에서는 30년 후면 북극곰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하고, 남극에서 번식하는 황제펭귄도 2050년까지 집단의 70%가 멸종할 것이라고 합니다. 오염된 대기와 땅을 뒤덮은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더미는 지구의 수명을 줄이고, 인간을 비롯한 생물에게 해를 끼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여기,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을 ‘남’ 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문제로 여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혹은 시민운동과 정치로 더 나은 ‘지구살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무엇을 시작할 수 있을지, 지구를 위한 작지만 큰 한 걸음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구를 위한 마지막 기회]


 지구를 위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실천 _ 김유미

▷ '제로웨이스트'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딛기 _ 김한샘 

▷ 나부터,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_ 김현아 

▷ 번영을 위한 정치인가? 생명을 위한 정치인가? _ 박제민 

▷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_ 강원중 








지구를 위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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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환경을 생각하며 만든 환경달력


                                                                                                                                                                                             


◆ 김유미(나사렛대06) 

‘자연 그리고 인간과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꾸며,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사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 

사회복지사로 일한다. 취미는 공유공간 ‘문화서로’에서 모임을 만드는 일이다.  




나의 통증과 지구의 아픔


저는 월경통으로 오래 고생을 해왔어요.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것저것 알아보던 중 일회용 생리대 속에 담긴 유해물질 및 화학물질을 알게 되었어요. 생리대 유해물질 문제가 월경통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일회용 생리대가 제 몸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몸에 유해할 뿐만 아니라 지구에게도 좋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일회용 생리대에는 비닐, 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고, 생리대가 매립되어 분해되려면 500~600년이 걸린다고 해요. 제가 사용하던 생리대를 포함해 우리 일상의 플라스틱 용품이 내가 죽은 후에도 땅과 바다를 떠돌며 지구와 그 속의 다른 생명체들을 괴롭힌다는 사실에 무섭기까지 했어요. 그때부터 대안용품(면생리대, 생리컵)을 구매해 사용하고,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챙기면서 생활 속 쓰레기문제, 환경문제에 신경 쓰기 시작했습니다.


환경문제와 기후위기


어느 날, 기후위기에 관한 강의를 듣고 온 남편이 제게 강의 내용을 들려주었어요. 기후문제가 제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생활방식을 고수한다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인류가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덜컥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제 주변에는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하거나 평소 관심을 가져온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그렇다면 내가 먼저 이 문제의식을 공유하여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후 기후위기와 관련한 기사나 강의 등을 찾아 읽기도 하고, 남편이 운영하는 공유공간에 관련 강사를 모셔서 시민 대상 강좌를 열기도 했어요. 


저는 그냥 평범한 개인으로 환경문제와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어 공부도 하고 강의를 주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기후 관련 강의를 들을 때면 “지금 이 상황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기후문제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과 정부 등이 정책적으로 변하고 규제가 선행되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말에 무기력해지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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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회용 티백으로 우려낸 차




‘53’과 ‘대화의 희열’


‘53’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53은 2020년 여름에 비가 내렸던 일수를 말해요. 최장 기간이었죠. 어떤 사람은 53일 동안 지속한, 예외적인 긴 장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환경 단체에서는 “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라고 했어요.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해요. 그 53일이 저에겐 기후위기를 체감하는 53일이었어요. 동네 낮은 지대가 물에 잠기기도 했고, 남편이 운영하는 공유공간은 비가 내리고 마를 시간이 없으니 외관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기후위기를 체감하게 되니, 이대로 가만히 있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대화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의 ‘유시민 작가’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그는 “다시 태어난다면 민주화 운동을 할 것 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때 유 작가님이 답을 한 것이 제 마음에 깊이 남았어요. 그 는 “할 것 같다”라고 대답하며 말을 이어갔어요. 작가님은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도 민주화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산다면 나중에 제가 제 삶을 비하할 것 같았습니다”라고 답하시더군요. 그는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 ‘비천하다’, ‘비겁하다’라는 느낌을 갖고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민주화 운동을 했다”라고 표현했어요. 


환경 단체나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제 개인의 노력으로는 작금의 지구를 회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요. 하지만 설사 개인의 노력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없다고 할지라도, 저 또한 아무것도 안 한다면 이 세상에 태어났고 태어날 아이들에게, 그리고 누구보다 저 자신에게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무기력함을 이겨내고 환경 관련한 개인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올해 들어 시작한 ‘환경독서모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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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함께하고 있는 환경독서모임(필자는 맨오른쪽)



무엇보다 꾸준히


환경독서모임은 거창한 모임은 아니에요. 환경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만나서 환경문제를 이해하고 마음을 다지는 소소한 모임입니다. 저 역시 이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명이라도 더 지구를 위한 노력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죠. 매월 적게는 3명, 많게는 5~6명이 모여서 환경 관련 책을 읽고 있어요. 올해 벌써 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아직 모르는 것도 많고,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부분에 있어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이 독서모임을 하기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 일상에서 변화가 확인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일회용이 아니니까』(고금숙 저)라는 책을 읽고 모인 날,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난 분이 “이 책을 읽고 물티슈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다음 모임에서는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럴때 이 모임을 하길 잘했구나 싶습니다. 전지구적인 문제에 비하면 큰 변화는 아니지만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결국 큰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공존하는 삶


저는 인천에 살며 지역사회 복지관에서 일하고 있어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각종 환경문제 속에서 사람들의 삶을 보다 보니 이 문제, 특히 기후문제로 가장 고통받고 생존에 위협까지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사회적 약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단적인 예로, 53일간 비가 왔던 작년에 피해를 가장 많이 당한 사람들은 낮은 지대에 살거나 반지하에서 생활하는 지역 내 저소득가정 또는 어르신들이었어요. 사회복지사의 직업적 소명과 연결지어도 기후위기, 환경파괴의 문제는 먼 이야기가 아니더라고요. 


편리하다고 사용했던 일회용품들, 좀 더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자가용 등으로 인해 저의 삶은 이전보다 좀 더 편해졌어요. 하지만 그러한 삶의 방식이 지구온난화를 발생시키고, 그 피해로 가장 먼저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겪는다는 것을 깨 닫게 되었어요. 이러한 사회복지의 관점에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수동적으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 커집니다. 


근래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제로웨이스트’가 하나의 트랜드가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환경문제는 오랜 시간 누적돼 발생한 문제이기에, 단기간의 노력이나 시도로 해결되지 않으며 꾸준한 실천이 필요해요. 그래서 전 일상에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거나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어요. 음식을 포장하러 갈 때는 음식 담을 용기를 가지고 가기,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소개하는 모임 만들기, 회사 직원들과 자원순환 할 수 있는 물건 모아 보기(예를 들어, 플라스틱 병뚜껑, 우유팩, 아이스팩 등), 자원순환을 위해 모은 물품들을 필요한 곳을 찾아 나누기 등등…. 지구를 지키면서 소소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찾아 실천하려고 합니다.


완벽하게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꾸준하고 지속가능한 실천, 이게 더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일상생활에서 지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소소하지만 재미있게, 지구를 위한 일을 일상에서 계속 발견하고 시도하는 경험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을 해보고 싶다면, 먼저 환경과 관련한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해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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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가져간 다회용 용기에 포장한 모습


 



덧, 환경을 위해 시도하고 싶은 분들에게, 두 가 지의 책을 추천합니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 : 방송인으로 유명한 테일러 라쉬가 기후위기를 주제로 쓴 책이에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다는 것이에요. 전문적인 어휘나 데이터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기후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점에서 첫 번째로 추천해요.


『나는 풍요로워졌고, 지구는 달라졌다』 : 저자는 한 사람의 과학자이자 지구인으로, 나와 지구의 관계, ‘기후위기 등의 생태적 공동체의 파괴가 나 라는 개인의 삶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는지’ 를 깨달아가는 과정, 그것을 알게 된 후 삶을 바 꾸고자 했던 개인의 이야기를 전해줘요. 과장되 지 않으면서도 감동적인 서술이에요. 또한 나의 풍요가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를 아프게 할 수 있 다는 것을 알게 되는 책입니다.



 

*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19:30, 인천에 있는 공유공간 ‘문화서로’에서 환경독서모임을 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함께해요! (현재는 온라인 Zoom으로 비대면 모임을 진행합니다.) 

문의 : 카카오채널 <공유공간 문화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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