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소리>는 ‘수준 높은 수다로 꼬드기고 등 떠미는’ IVF 학사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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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2022-04-29 조회4,923회 댓글0건

[소리정음]
코로나 시대 간사의 삶, 다시 돌아온 한 해 [송구영신(送舊迎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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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리] 2022 첫 번째 소리 02+03호(통권260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송구영신(送舊迎新) 


  한 해를 잘 계획하는 법에 관하여 _ 홍헌영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나만의 통과 의례 _ 전소라

  내가 주님과, 주님이 나와 함께하는 시간 _ 김현숙

  우리 가족의 챕터캠프 _ 유지은

 코로나 시대 간사의 삶, 다시 돌아온 한 해 _ 김주완





코로나 시대 간사의 삶, 다시 돌아온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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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대 속에서도 줌으로 모인 한양대 리더들 (필자는 첫번째)
                                                                                                                                                                                              


◆ 김주완(한양대95)

간사 17년차로 동서울 지방회 대표간사 및 한양대 캠퍼스를 담당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며


지난 12월 말에는 지방회의 겨울 수련회, 그리고 1월 첫 주에는 예비 리더 훈련을 마무리했다. 이제 학생들은 방학에 들어갔다. 간사의 가장 큰 고민은 캠퍼스에서 IVF 운동을 함께할 학생 리더십을 세우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그럭저럭 상황이 괜찮았다. 리더들끼리 좋은 동역 관계를 맺고 있었고, 3~40명의 멤버를 잘 섬겼다. 간사로 서도 학생들과의 관계와 훈련을 통해 일어나는 변화를 보며 보람도 느끼고, 내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쁘게 사역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 2년을 보내면서 공동체성은 서서히 약화되었고, 멤버들이 IVF 공동체를 누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복음을 알아가는 역동도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이전에 활동했던 학생 리더들이 캠퍼스를 떠난다. 다행히 코로나 상황에서도 공동체에 들어와 주로 온라인으로 활동한 학생들이 리더로 선다. 지난 학기 10명의 학생 리더 중 졸업과 기타 상황으로 공동체를 떠나는 친구들이 8명이고, 이제 2명이 남았다. 나는 지방회 훈련이 끝나자 마자 학생 리더로 섬길 수 있는 친구들을 찾아 원투원하기 시작했고 형제 2명이 함께하기로 했다. 하지만 4명 중 2명이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 있다.


이번 겨울 방학에는 예전과 다르게 매주 리더 모임을 하려고 한다. 코로나 상황에서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가깝지만 실제로는 먼, 관계성 때문이 다. 지난 학기에 10명의 리더는 딱 두 번 오프라인으로 리더 모임을 했다. 그때 몇몇 리더들은 무려 2년 동안 서로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얼굴을 처음 보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이번에 함께할 4명의 리더는 온라인상으로도 처음 보는 관계도 있다. 그래서 이번 학기를 어떻게 준비할까 하는 것보다는 일단 서로를 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최소한 3월, 학기를 시작할 때 는 서로 누군지 알고 서로에게 좀 익숙해지면 좋겠다.


“이렇게 가다가 지부가 사라지지 않을까?” 간사들은 캠퍼스 사역이 어려워지면서 이런 걱정을 한 번씩 해 보는데 코로나 상황에서는 고민이 더 깊어졌다. 나 역시 그런 부담을 안고 있지만 스스로 다짐한 것은,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간사로서 내가 잘할 수 있고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집중하자는 것이다. 그것 중 하나가 일대일 훈련이다. 진로와 취업의 부담으로 너무나 바빠진 학생들은 소그룹에 참여하는 빈도가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 게다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소그룹 모임은 클릭 한 번으로 쉽게 들어오기도 하지만, 또 다른 클릭 한 번으로도 쉽게 퇴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지속적인 훈련이 쉽지 않다. 그래서 성경과 신앙적 목마름이 있는 친구를 찾아서 매주 만나 일대일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이번 겨울 방학도 그런 친구를 찾는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간사가 멤버들을 잘 모른다. 얼굴을 한 번도 못 본 친구들이 꽤 있다. 이래저래 지나가다 얼굴이라도 마주쳤다면 괜찮았을 텐데…. 모르는 사람이 불쑥 연락하면 당황하니까 리더들에게 어느 멤버와 만날 수 있도록 중개해달라고 도움을 청하곤 한다. 우리 운동은 복음으로 사람을 세우는 일이기에, 기회가 주어지고 여건이 될 때마다 한 사람을 세우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하나님이 그 한 사람을 통해 또 다른 학생들을 세워 가시리라 기대한다. 오늘 누군가와의 만남이 그러한 만남이기를 기도한다. 


방중 사역에 관하여


# 챕터 캠프

다음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리더들이 함께 모여 회의도 하고 교제도 한다. 그런데 이젠 이 단어도 사라질지 모르겠다. 코로나 이전에는 다 함께 산과 바다로 여행도 가고, 운동의 비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소그룹도 짜고, 공동체에서 필요한 역할도 나누어 정했다. 그리고 멤버들에게는 말하지 못한 속 이야기도 함께 나눴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챕터 캠프는 온라인 모임으로 대체되었다. 온라인 모임을 해봐서 알겠지만, 3시간 이상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정말 필요한 논의, 소그룹을 짜고 필요한 역할을 정하고 신입생 온라인 홍보 활동에 대해서만 주로 얘기한다. 


그래도 회의만 하기엔 너무 삭막하기에 온라인상에서 교제할 수 있는 아이템을 준비하느라 아이디어를 짜낸다. 간사도 그렇지만 코로나를 버텨 온 리더들은 이제 온라인 모임 진행의 달인이 되었다. 이번 챕터도 카톡방에 날짜와 시간 투표를 올리면 그 결과에 따라 온라인으로 회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비록 온라인 환경이지만 이 운동을 고민하고 헌신해 주는 리더들이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간혹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는 듯한 이 시기에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이런 회의감도 든다. 특히 온라인 모임에서는 화면을 꺼 놓고 있는 경우가 많고 화면상으로는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이 잘 읽히지 않기에, 우리의 이야기가 화면 건너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챕터 캠프를 하다보면 “지난 학기 IVF 공동체와 함께하면서 하나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 “어느 멤버가 이런 저런 유익을 누렸다고 얘기하더라”, “사랑과 환대에 감사하다고 했다” 등등, 그동안 못 들었던 멤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우리가 이곳에 있어야 할 이유를 발견한다. 이번 학기에도 이런 이야기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 방중 모임

한양대는 방중 모임을 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다. 다들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큐티 모임이나 책모임을 열고 신청 링크를 올려보기도 하지만, 사실 신청자가 거의 없다. 그래서 코로나가 시작 되면서 지방회 전체 학생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의 책모임, 경건생활, 운동, 음악 등 여러 가지 주제로 모임을 개설한다. 간사들뿐 아니라 학생들도 참여하여 자신이 열고 싶은 모임을 진행한다. 그러면 본인이 관심 있는 주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온라인 모임에서 한 가지 장점은 학생들 의 자발적 참여다. 본인의 관심과 의지가 없으면 온라인 모임까지 참여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참여한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편이어서 모 임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이번 겨울 방학에는 지방회 전체가 방중 큐티 모임에 집중하고 있다. 겨울 수련회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학사님들의 후원으로 시심 1년 구독권을 선물로 주면서까지 경건 훈련에 집중하기로 했다. 수련회와 훈련이 끝나고 바로 주중에 온라인 큐티 모임을 진행 중이다. 시작한 지 한주가 지났건만 한양대 학생은 아직 아무도 참석하지 않는다. 매우 슬프다. 그렇지만 계속 격려하고 도전해 보겠노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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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 지방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방중 큐티 모임
 


# 신입생 홍보

이번에는 한양대 에브리타임(에타)에 올리는 IVF 홍보자료를 업그레이드 해야겠다. 한양대는 오프라인 홍보는 불가능하다. 온라인상에서 가장 효과적인 채널은 ‘에타’다. 지난 학기 에타 홍보를 맡은 리더는 시간이 지나 홍보 글이 눈에 띄지 않을까 봐 매주 새롭게 업로드했다. 그렇게 했더니 부정적 댓글도 달리고 신천지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몇 명의 친구가 관심을 보여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번에도 비슷하게 하리라.


온라인 홍보는 항상 고민이다. 뭔가 새롭고 창의적이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수준의 홍보물을 누가 만들어 줄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비록 세련되고 매력적인 홍보는 아닐지라도, 우리의 홍보를 통해 누군가가 마음을 열고 찾아올 것을 기대한다. 연락해 온 친구가 있으면 누가 만나러 갈 것인가 의논하고 대체로 대면 약속을 잡는다. 짧은 만남이지만, 새 친구가 우리의 모습 속에 하나님의 사랑과 따뜻함을 엿볼 수 있기를, 마음을 열어주시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지금도 출동 대기 중이다.  


졸업하는 리더들의 마지막 미션


요즘은 전화를 잘 하지 않는다. 급하고 중요한 용건이나 상대방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해 듣기 위해서는 전화 통화가 맞다고 생각한 나의 고정관념도 사라졌다. 아주 친밀한 관계가 아니고는 거의 모든 의사소통이 카톡으로 이루어진다. 학생들과 카톡으로 소통할 때 어려운 점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응답이 빠르면 몇 분이지만, 늦으면 며칠씩 걸린다. 사라지지 않는 1을 두고 의미 분석을 해 볼 때도 있다. 


새 학기를 준비하면서 큰 비중은 학생 소그룹을 편성하는 것이다. 한양대는 소그룹 편성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다. 먼저 2월 중순에 있는 수강신청 후 시간표가 확정되어야 한다. 그다음에 각자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고 나서 소그룹 참여가 가능한지, 어느 요일 저녁이 괜찮은지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소통을 오해 없이 원활하게 하려면 신뢰 관계가 쌓인 소그룹 리더가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졸업하는 리더들에게 마지막 미션을 준다. 여전히 진로가 확정되지 않아 고민 중이고 취업 준비로 분주한 4학년 리더들에게 2월 말까지 소그룹 리더로서의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또 고맙다. 이런 학생 리더들의 도움으로 새 학기도 잘 준비할 수 있다. 캠퍼스 간사로 사역하면서 받은 가장 큰 선물은 학생 리더십과의 동역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떠나지만, 그 사람의 흔적은 오래도록 남는다. 졸업하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너희들이 나와 공동체에 최고의 선물이었다!”


캠퍼스 간사로서 바람이 있다면, 열린 마음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학생들과 함께 성경을 연구하고 삶에 적용하며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소망을 마음껏 이야기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진솔한 나눔을 들으며 하나님의 마음으로 공감도 하고 진리로 도전도 하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모임이 구성되기까지 만남과 소통을 시도하고, 반응을 기다리고, 다양한 응답과 무응답에 적절한 조정을 하다가… 이러면서 에너지의 6~70%를 사용 하는 것 같다. 그나마 나는 학생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편이다. 막막함 가운데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간사들이 훨씬 많다. 캠퍼스에서 분투하는 간사들, 그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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