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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2020-07-21 조회5,389회 댓글0건

[소리정음]
커리어와 이직에 대하여 [이직(移職)의 바람이 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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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리] 2019 첫 번째 소리 - 02+03호(통권242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이직(移職)의 바람이 불 때]


▷ (1) 나는 왜 프로 이직러가 되었나_연응찬

▷ (2) 본부장과 팝콘튀김러 사이_김효주

▷ (3) 이직을 준비하는 당신에게_김현수

(4) 커리어와 이직에 대하여_오규덕






커리어와 이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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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규덕(홍익대87) 

1학년 때 IVF 소그룹 성경공부를 통해 인격적 회심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 후로 전공은 IVF, 부전공은 경영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대학에서 진로와 창업 강의를, 기업에서는 인사조직컨설팅, 병원에서는 경영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 커리어란 무엇일까?


나는 국내 공기업 신입 및 경력직 최종 면접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 시 입사지원서를 보면 지원자의 50% 이상은 1개 또는 2 개 기업의 경력자임을 볼 수 있다. 어느 공기업 면접에서의 일이다. 최종 면접에 올라온 지원자는 이미 다른 공기업에 재직 중이었다. 그런데 해당 공기업 신입사원으로 지원한 것이다. 면접 마무리에 질문했다. “이미 좋은 공기업을 다니고 있는데, 이직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머뭇거리던 지원자는 “사실, 현재 다니는 회사가 너무 멀어서요. 경주라….”라고 답변했던 기 억이 난다. 이 지원자는 서울과 조금 더 가까운 대전지역에 본사를 둔 공기업에 지원한 것이었 다. 우리들은 더 나은 연봉 조건, 힘들었던 상사와 결별, 맞지 않았던 직무의 전환, 몸담고 있는 조직의 불안정과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혹은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일에 대한 도전 등으로 이직을 한다. 교계의 목사와 간사도 이직과 전직을 고민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직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커리어(career)는 ‘진로’라는 단어로 바꿀 수 있다. 커리어, 진로란 무엇인가? 개념적으로는 ‘내가 직업을 만나는 점들’이 시간을 지나면서 커리어가 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커리어를 잘 관리했다면 나와 직업에 대한 이해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직업은 남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만나는 것이다. 이 과정에 ‘나에 대한 이해가 있는가?’ 와 ‘직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있는가?’에 따라 의미 있고 좋은 커리어의 과정을 밟고 있는 지가 결정된다. 


‘나에 대한 이해’는 내가 정말 중요시 여기는 것 (가치), 나의 기질적 특성, 나의 장단점에 대한 이해 등을 의미한다. 나에 대한 이해는 상당 부분 경험에 의해 확인되고 강화·발전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한다면, 실제로 그것을 해봤기에 아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청년들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직업’은 ‘직’과 ‘업’의 결합어로 이해해보자. 먼저 는 ‘업’이다. 업은 산업을 의미하고 크게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나뉜다. 제조업은 무엇을 만드느냐에 따라 세분화되고 제조공장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비스업은 교육, 금융, IT, 음식, 의료, 종교 서비스 등으로 구분된다. 직업의 ‘직’은 산업에 속한 기업에서 ‘맡게 되는 구체적인 일’이다. 이것을 일반적으로 직무라고 한다. 직무의 세계는 끝도 없이 많다. 교사, 간호사, 의사와 같은 특수직도 업(의료업, 교육업)을 전제하고 있기도 하다. 끝도 없는 직무의 세계를 ‘일반 사무직’으로 통칭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을 준비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을 이해하고 준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마다 깊이는 다르지만 말이다. 


나는 직장인으로 2회 이직(약 11년), 벤처창업가로 3회의 창업(약 10년)을 경험했다. 나의 순서는 직장생활(1)-창업(1)-창업(2)-직장생활(2)-창업(3)-직장생활(3)로 이어졌다. 나의 이직 경험과 수많은 청·장년의 이직 삼당을 기초로 이직의 이유를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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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직의 이유


​첫째, 직장생활 속 한계를 돌파하지 못할 때 이직을 생각한다. 한계에 해당하는 이유는 많다. 여러 이유가 구조화되고 때론 도저히 풀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되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경우다. 나의 창업은 이런 경우였다. 직장생활 속에서 내적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맡은 업무에 더 이상 기쁨과 개선이 없었다. 직장 내에서 한계를 돌파 하지 못한 상황이라 밖에서 돌파하고 싶었던 것이다. 내 경우에는 풀리지 않았던 문제를 멘토와 논의하고 가능한 그곳에서 역량을 키우고 성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역량이 쌓이면 해결되거나 그냥 시간이 필요한 문제들도 있었던 것 같다. 창업을 해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도 있었지만, 기존 직장에서 성장하여 CEO가 되 는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둘째, 사람과의 갈등이다. 회사를 보고 입사했다가 사람 때문에 회사를 나가는 경우가 꽤 많다. 특 히 상사와의 갈등은 더 큰 무게로 느껴진다. 갈등의 이유는 상사의 행동적 특징(말하고 생각하는 방식 등), 무능력, 부적절한 지시, 꼰대스러움, 말로만 일하는 모습 등이다. 불법과 폭력의 문제가 아니라면 일에 집중하며 관계를 풀어내는 기술과 경륜을 갖추는 데에 집중하면 좋겠다. 우리 인생은 레벨1 정도 나쁜 놈을 피하면 레벨3 정도 나쁜 놈을 꼭 만나게 된다. 


셋째, 직무 적합성 이슈다. 맡은 일과 잘 맞지 않는 경우이다. 나는 영업마케팅, 전략기획, 프로 트 매니저 직무를 경험했다. 그중 영업마케팅의 직무내용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해외 제품을 구매 하고 관련된 자료를 만드는 것이다. 또 하나는 만들어진 자료를 대기업 IT부서에 소개하고 컨설팅 하며 견적내고 수주하는 일이다. 나는 해외 제품을 구매하고 자료화하는 일에서는 내적 즐거움까지도 느꼈지만, 외부기업에 소개하고 PT하고 수주하는 일에는 심리적 부담감이 매우 컸었다. 맡은 직무의 내용의 절반은 좋았고 나머지 절반은 너무 힘들었다. 당시는 내 내향적 기질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업무 특성이 기질(성격)적 특성과 연계되어 나타났던 것이다. 자료를 분석·정리하는 기능은 기질적으로 잘 맞았지만, 새로운 사람을 계속 만나고 친해지는 행위를 하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영업 마케팅 업무 경험이 2년을 넘으면서 최고의 실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솔루션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채워준 결과였다. 2년 후에는 영업실적이 좋은 직원이 됐지만 여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행위는 매우 부담스러웠다. 


넷째, 보상 이슈다. 회사는 업무성과를 측정하고 측정된 결과에 기초하여 급여를 결정한다. 업무에 익숙해지고 잘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보상제도에 대해 인지하게 된다. 동시에 소속된 기업이 본인의 역량에 적합한 보상이나 조건을 맞춰주지 못한다면 이때가 이직의 기회이기도 하다. 같은 업계에 있는 다른 기업이 이직 후보기업일 수 있다. 또한 이런 순간이 창업의 시점이기도 하다. 단, 본인의 능력이 누가 보아도 뛰어나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다섯째, 기업문화나 기업의 가치가 나와 잘 맞지 않은 경우다. ‘왜 돈을 버는가? 왜 일하는가?’를 깊이 고민하면 충분히 고려할 이유다. 기업이 만들어 낸 핵심가치는 존재하지만 그 가치를 지켜내는 기업은 많지 않은 세상이다. 기업의 규모를 떠나 가치 중심적인 운영을 해내는 기업은 매우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가 기업을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일 하는 방식 즉 조직문화 측면도 영향이 크다. 의사 결정 방식, 책임지지 않는 분위기, 먹고 죽자고 모이는 회식문화, 탁월하게 일하는 직원이 소외되는 분위기, 빅 마우스에 의해 만들어지는 소문들. 이런 문화들은 기독인들에게는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스스로가 비참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기업에 일정 기간 동안만 있을 수도 있고, 끝까지 남아 책임자의 위치에 올라 문화를 바꿔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 이직의 관점과 기준


이직은 의미 있는 커리어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사람은 생각지도 못한 성장을 경험하기도 한다. 충분히 이직할 수 있다. 이직의 경험은 더 많은 세상을 알게 하고 나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여기서는 이직 시에 조심하거나 생각해 봐야 할 것을 살펴보자. 


첫째, 잦은 이직 경험을 조심하자. 한 기업에서 재직한 지 1~3년 기간 안에 기업을 옮기는 것을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짧은 재직기간이 반복되면 커리어 관리에 문제가 많을 수 있다. 기업에서는 조직 적응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를 받아준다고 무조건 취업하는 것이 아니라, 맡은 일의 특성을 검토하고 기업의 평판을 조회하고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꼼꼼히 따져보고 취업하는 것도 필요하다. 퇴사 이유도 중요하다. 인간관계의 문제는 견뎌내는 지혜를 얻어낼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일이 너무 많은 경우는 내 업무역량이 넓어지는 기회로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보상이 너무 적다고 느껴지면, 더 많은 연봉을 주는 기업은 더 많은 능력과 헌신을 필요로 한다는 각오로 길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떤 이유든지 최소 3~7년의 시간이 필요함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둘째, 업계의 평판이다. 경력사원이 되면 반드시 그 직원의 평판이 사회에 저장된다. 새롭게 인원을 채용하는 기업에서는 반드시 평판조회를 거친다. 이력과 면접이 아무리 좋아도 평판조회의 부정적 메시지는 매우 예민하게 다뤄진다. 실제 경력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1순위의 후보자가 있었다. 면접 이후 최종 후보자에 대한 평판조회 과정 중에, 기업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나쁜 사례가 발견되었다. 결국 1순위 후보자는 탈락했고 2순위 후보자가 선택됐다. 미래사회에는 평판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셋째, 결혼한 학사인 경우는 배우자에게 모든 것을 다 알리고 기도로 함께 결정해야 한다. 배우자에게 모든 정보를 주지 않는 경우도 많고, 개인의 응답만으로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내 경험을 돌아보면 형식적으로 아내의 동의를 받았지만 왜 이직 또는 창업을 하려는지, 그리고 그것의 장단점은 무엇인지를 솔직하고 정확하게 알리지 못했다. 정확한 정보를 주고 함께 기도하면서 상대 배우자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직에 대한 ‘가부'보다는 ‘가부의 이유'를 서로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작업이 필요하 다. 남편인 내 입장에서는 살아오는 동안 아내의 말이 틀린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지만 지금도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몰아가는 내 모습이 보인다.


넷째, 궁극적으로 일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처음에는 잘 모르겠지만 직장 경험을 하다 보면 자신에 대한 장단점을 발견한다. ‘왜 잘하는지? 왜 잘 안 되는지?’ 를 정직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에게는 잘할 수 있는 영역과 잘 안 되는 영역이 있다. 일에 집중하는 능력과 함께 일하는 사람을 배려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능력이다. 우리가 온전해지기 위해서는 나는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어느 부분을 개발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필요 하다. 결국 커리어는 나에 대한 이해와 내가 하는 일(직무)과 업에 대한 특징을 알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취업, 이직, 전직, 창업의 과정을 결정해야 할 때 하나님 뜻을 너무 흑백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한 다. 하나님은 모든 길 위에 함께하신다.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어느 길에서든 하나님을 찾고 내가 있는 자리에서 그의 나라를 이루려는 마음이다. 결과가 좋으면 하나님 은혜고 결과가 안 좋으면 하나님의 길을 벗어난 것이라는 ‘결과 편향적 사고’는 버렸으면 좋겠다. 우리는 무엇을 했던 간에 그 결과에 대해 성찰하고, 성찰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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